좌충우돌 신축아파트 입성기 -4- (아파트 시설 변경)

입예협 회원에서 임원, 그리고 회장까지 올라갔지만 기쁨 보다는 무거운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당장 아파트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으니까요.

 

당시 저희 아파트에 닥친 가장 큰 문제는 두가지 였습니다.

 

1. 101동, 102동의 지하2층 주차장 부재

2. 단지를 관통하는 중앙도로

 

1번의 주차장 문제는 당장 문제는 없더라도 입주하고 난 뒤에 바로 주차난이 벌어질게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건 균일하게 땅을 팠으면 됐는데 왜 2개동은 지하2층까지 땅을 파지 않았을까 입니다.

 

어쨌든 101동, 102동 주민들은 부족한 주차공간에 103동을 넘어가서 차를 주차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되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발퀄로 작성한 저 이미지 처럼 주차공간이 균일하지 못한 점을 시공사 등 사업주체에게 따져물었으나 이는 심각한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단지내 총 주차댓수는 분양공고 내 있는 세대 당 1.3대를 초과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실제 법적 자문 등을 구해보았으나 동별로 균일하게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는 문구 등이 없었다면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죠. 몇 차례 현장을 내방하며 미팅까지 했으나 원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도의적인 책임 등을 빌미로 시공사와 신탁사를 압박했고 사업주체의 답변은 땅을 더 파거나 다른곳 면적을 줄이는 경우 결국 시공기간이 늘어나게 되며 그로인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답변을 들었고 입주민분들이 무사히 입주하는게 최선임을 고려했을 때 이는 입주민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나중에 주차 공간은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를 시공사와 신탁사의 과실로 몰아 단지내 다른 부분을 업그레이드 하자고 협의했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중앙도로 였습니다. 최근 지어지고 있는 신축아파트는 거의 대다수가 지상에 차없는 아파트로 만들고 있음에도 저희아파트는 단지를 관통하는 중앙도로를 통해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아파트가 되버린 것입니다. 이는 단지내 보행자, 자전거, 킥보드 등을 타고 다니는 아이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중앙도로를 막거나 없애기 위해서도 대단히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 또한 당장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우선 아파트 준공승인까지 도로가 필요했는데 이는 교통영향성평가 때문이었습니다. 지자체는 단지를 관통하는 도로가 교통량 분산에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해당 도로를 없애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도로의 형태를 바꾸는 것은 인근 105동 저층 세대 주민들의 반대도 많많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예협에서 차선책으로 추진 한 것은 중앙도로의 소재를 아스팔트가 아닌 인도용 보도블럭으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아스팔트 도로를 위와 같은 보도블럭으로 바꾸자고 건의했고 입주민 80% 동의를 받아오면 바로 시공해준다는 말에 입예협에서는 각 입예협 가입세대 전체애 전화를 돌리며 동의 절차를 밟아나갔습니다. 신탁사에서 보낸 전자투표에 동의를 요청하는 과정이었고 2개월 남짓 엄청난 고생을 거쳐 우여곡절끝에 80% 동의율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흔쾌히 사인을 해주신 모든 입주민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이제 우리 아파트는 단지 지상에 긴 도보블럭을 갖게 되었고 입대의가 구성되면 차단기 이전설치, 경계석 평탄화 및 제거를 통해 단지 중심부에 긴 산책로 및 광장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실 입예협 회장이 되고 이게 문제를 해결한게 맞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한번에 모든 것을 바꾸진 못했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첫걸음이었기에 궁극적으로는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기타 입예협에서의 제 성과를 조금 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