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기존 서울 자취방(저는 청약당첨 당시 서울에서 일하며 주말부부로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증금 등을 동원하여 우여곡절 끝에 계약금을 치루고 입예협에 가입했습니다.
당시엔 이제 나도 내집 장만에 가까워졌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누다락 아파트의 삶은 어떨지 상상의 나래를 펴며 카페도 가입하고 기분 좋은 예감과 함께 입주민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입장했습니다. 이미 많은 입주민들이 계셨고 서로 축하인사와 함께 아파트의 입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천세대 가까운 인원이 모여 있는 방이었기 때문일까요? 채팅방에는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고 정보공유를 하다보니 도면을 통해 아파트 설계 상의 문제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1동과 2동은 지하2층 주차장이 없는 것 이었습니다.(아직도 왜 이렇게 설계가 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 당시 입예협 부회장이었던 분은 상당한 강경파였는데 이분을 필두로 모든 입주민이 관련된 민원을 구청 및 시공사 본사 등에 올리기 시작했고 저 또한 민원부대에 합류하였습니다.
또한, 술에 취해 입예협 단톡방에서 행패를 부리던 분도 계셨고 기존 알고 지내시는 분들끼리 채팅방에서의 친목질도 횡횡하였습니다. 제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인사담당자로서 10여년간 각종 규정을 만들어왔고 업계 선후배님들과의 단체톡방을 운영했던 노하우가 있어 당시 채팅방 운영에 애로사항을 겪던 입예협 임원진에게 간단한 톡방 규정을 만들어 전달해드렸습니다.
아래가 제가 처음 만들었던 단체톡방 기본 규정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살짝 유치한 규정도 보이긴 하지만 당시에 이 규정을 보고 기존 입예협 부회장께서는 저에게 입예협 임원진으로 합류를 권유해주셨습니다. 톡방 관리 및 외부 미팅에 참여하는 등 크게 어려운 일이 없어보였기에 순순히 수락하였고 저는 본격적으로 입예협의 사무국장?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행정업무를 맡아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글쓰기와 미팅은 제가 본업에서 가장 자주 하며 많이 하는 일이었기에 적성에 맞는 일이었습니다. 입주민을 위해 중요한 자리에서 봉사한다는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를 입예협 임원진으로 불러주신 부회장님이 입예협을 나가게 되었고 부회장님과 함께 처음 단톡방을 만들며 입예협을 시작했던 회장님까지 입예협을 그만두게 되셨습니다.
상기 글은 제가 입예협 회장님과 부회장님이 동시에 입예협을 그만두게 되면서 주요 임원진에 대한 선출 공고를 올린 것 입니다. 당시에 저는 서무 담당이었는데 일부 입주민에게 추천을 받아 입예협 임원에서 입예협 대표직 선출투표에 후보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입주민 투표를 통해 저는 차석으로 입예협의 부대표가 되었습니다. 사실 하는 일은 비슷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그게 아니었죠.
반장, 학생회 대표 등을 해본적도 없는 제가 덜컥 천세대 입주민의 부회장이 되버리니 제가 그래도 일은 잘 해왔구나, 입주민들께 신뢰받고 있구나 하면서 뿌듯한 감정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내가 그럴 자격이 되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회장이 되었다는 무거운 마음도 잠시 저에게는 수 많은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지하주차장의 불균형 문제를 비롯하여 인근 초등학교의 과밀화 문제, 소외지역 발전을 위한 지자체장 및 지역구 의원과의 미팅 등 보이지 않던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에 다음 글 부터는 당시 저희 아파트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들과 이 문제들을 어떤식으로 풀어나갔는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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