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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이야기

플랩풋볼 매니저 이야기

by 슈팀장 2024.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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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랩풋볼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풋살장에 모이면 매니저가 팀을 짜주고 경기를 진행해주는 시스템인데, 나는 2018년(2019년인가..?)부터, 내가 살고 있는 대전지역에 플랩풋볼이 처음 생길 때부터 매니저를 시작해서 근 5~6년 동안 매니저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은 이 플랩풋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1. 플랩풋볼은?

https://www.plabfootball.com/

 

플랩풋볼 소셜 축구·풋살 ❘ 구장 예약

언제 어디서나 축구・풋살을 쉽게, 즐겁게! 매너 좋은 사람들과 소셜로, 내 친구들이랑 구장 예약으로 플레이해 보세요. 공 차고 돈도 버는 플랩매니저는 매니저 지원 페이지에서 자세히 볼 수

www.plabfootball.com:443

 

플랩풋볼은 동내에 있는 풋살장에 모르는 사람들이 모이면 매니저가 팀을 짜줘서 풋살경기를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팀이 없는 개인 및 소수의 친구들끼리 편하게 공을 찰 수 있는 플랫폼이다.

 

2. 플랩풋볼 매니저는?

플랩풋볼 매니저는 참가자들의 레벨에 맞춰서 팀 편성 후 조끼를 나눠주고 게임을 진행한다.

때로는 직접 경기에 참여하기도 한다.

매니저앱 화면

위 사진은 내가 최근에 진행했던 매치 매니저 화면이다. 이 경우 경기 참여자가 13명이기 때문에 매니저가 인원이 부족한 팀에 들어가서 팀당 7명으로 숫자를 맞춰서 경기를 진행한다. 매니저는 사전에 입력된 참가자들의 매치레벨에 맞춰서 팀을 편성하는데 만약 정보가 부정확할 경우에는 레벨 조정을, 그리고 경기중에 팀을 섞는 식으로 밸런스 조절을 해줘야 하며 경기 상황에 따라서 경기가 과열될 경우 중재를 하거나 경기템포를 조절하는 식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경기를 진행한 뒤 잘 마치면 경기당 25,000원의 진행비가 적립되고 차월초 정산금이 지급된다. 즉, 돈도 벌고 풋살 경기도 참여할 수 있는 부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 플랩풋볼 매치매니저 시급을 계산해보자.

예전 플랩풋볼에서는 매니저 시급을 12,500원이라고 홍보했는데 이에 대한 지적을 많이 느꼈는지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플랩 매니저의 시급은 최저시급에 육박한다. 한번 계산해보자.

 

우선 플랩풋볼 매치 1회 진행하는데 들어가는 총 시간을 계산해보았다.

보통 매니저는 조끼배부 및 경기준비(구장의 불을 켜고 출입구를 열거나 하는 행위도 포함)를 위해 최소 20분전까지 구장에 와야한다고 플랩풋볼에서 공지하고 있다.

 

만약 내가 20시 매치를 진행한다고 하면 늦어도 19시 40분까지는 구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나는 7시부터 운동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풋살화, 손목시계, 물 또는 음료 등의 준비물을 챙기고 구장으로 출발할 준비를 한다. 내 목표는 보통 7시 30분에서 40분 사이에 경기장에 도착하는것인데 집 바로 근처에 풋살장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여유있게 준비한다. 늦어도 7시 20분 정도에는 출발하는 편.

 

즉 구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30분, 경기 진행 2시간으로 이미 2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연속으로 2번의 매치를 진행하는게 아니라면 약 10분정도 뒷정리를 하고 퇴근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총 소모되는 시간은 2시간 40분이라고 볼 수 있다.

 

매치 진행비 25,000원을 2시간 40분으로 나눈다면 내 시급은 9,398원, 최저임금보다 미달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풋살경기를 뛰면 보통 10,000 ~ 12,000원을 쓰니까 해당 기회비용(시간당 5,000원 수준)을 버는셈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대전에는 무료 용병을 구하는 경기도 많아서 사실 그 비용을 기회비용으로 넣는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또한, 최근 플랩풋볼은 18명까지 팀을 모집하는데 이 인원이 다 차거나 이미 짝수로 인원이 정확하게 맞는 경우 매니저는 경기를 뛰지 못한다. 한 여름 혹은 한 겨울에는 거의 2시간이상을 가만히 서서 경기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최저임금 미만의 급여를 받고!)

 

뿐만 아니라 교통비도 있다. 내가 차를 통해서 이동할 경우 왕복 20km를 이동할 경우는 기름값으로 약 3,100원 정도를 쓰게 된다. 대중교통 이용도 물론 비슷한 비용이고 말이다.

 

3. 플랩풋볼의 문제점은?

플랩풋볼은 모르는 사람끼리 오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든지 풋살을 뛸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플랫폼이지만 최근엔 여러가지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다. 

 

첫째, 열정과 책임감 있게 매치를 진행하는 매니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매니저는 종종 인원이 다 차지 않는 매치에 매니저 서브로 경기를 참여할 수 있다.(무료로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덕분에 나도 종종 다른 구장 경기에 참여하는데 예전보다 매니저들의 수준이 많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참가자가 적을 때 지인들을 불러서 무료로 매치에 참여하게 해주거나(이렇게 진행한 것을 내가 제보하여 경고를 먹은 매니저도 있다.) 본인 매치에서 초보자들을 상태로 거칠게 승부욕을 보이며 경기를 하는 매니저, 매치를 보지않고 앉아서 핸드폰만 보고 있는 매니저, 팀편성과 운영룰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참가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매니저 등이 최근에 무척 많아진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예전에는 매니저 선발이 좀 더 엄격했다. 우선 매니저 지원을 하면 인근에서 매치를 진행하는 리드매니저(개념이 좀 다르지만 지금은 우수매니저라는 호칭을 쓰는것 같다.)의 경기에 실습생 처럼 참가하여 경기를 함께 진행하고 리드매니저 참관하에 단독으로 매치를 1회 진행해야만 매니저가 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이게 온라인 테스트 등으로 바뀌게 되면서 무분별하게 채용이 되다보니 매니저의 수준이 좀 낮아진 느낌이 있다.

 

둘째, 매니저에 대한 처우가 너무나 열악하다.

위에 설명했듯 매니저의 처우는 최저임금 미만 수준이다. 매니저를 쉽게 뽑고 처우가 열악하니 쉽게 매니저를 시작하고 쉽게 그만두게 된다. 이미 내가 처음 매니저를 시작했던 2018년에도 경기당 25,000원의 진행비였는데 6년이 다되가는 지금도 같은 금액인건 문제가 있다.

 

또한, 매니저는 매치 취소권한이 없다. 그 말은 급한 일정이 생길 경우 무조건 대타를 구해야 하는데 오지에 있는 매치의 경우 대타를 구하기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그리고 매니저는 매치 진행여부를 한시간반 전에서야 알게 된다. 매치가 10명이상이 되어야 매치를 진행할 수 있는데 한시간 반 전까지는 성사여부를 두고 보기 때문에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것 같다고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일정이 생겨도 무조건 한시간반 전까지 두고봐야 한다.

 

우천매치가 열리더라도 매니저의 판단으로 경기를 취소할 수 없으며 현장 참가자들의 의사에 따라서 비오는날 매치를 진행할수 밖에 없으니 매니저는 사실상 팀편성 외에는 결정할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 셈이다.

 

4. 해결책은?

첫째, 매니저에 대한 처우를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은 매년 오르고 있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10,030원이다. 플랩풋볼이 없어도, 심지어 돈을 내고 무료로 공을 찰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상황에서 가끔씩 공짜로 공을 찰 수 있다고 최저임금 미만으로 매니저를 부리는 것은 매니저의 수준저하, 쉬운 이탈, 무성의한 진행으로 인한 매치의 수준 저하를 야기할 뿐이다.

 

 

이 밴드는 대전의 용병밴드에서 운영하는 무료용병 채팅방이다. 이곳에서는 심심치 않게 무료용병으로 게임을 뛸수 있다. 물론 이 밴드를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 아는 사람만 무료로 공을 차지만 홍보만 잘 되면 플랩의 매리트가 크게 줄어든다고 본다.

 

플랩은 거의 독점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수 많은 매치가 열리고 있다. 플랩의 수익구조는 매치가 성사될 경우 구장 측에 할인된 금액으로 대관을 받고 참가자 18명에게 11,000원 ~ 12,000원의 참가비를 받아서 매치를 진행하고 받은 돈으로 구장에게 대관료를, 매니저에게 진행정산금을 주는 구조다. 이것도 과거에는 최대 16명이었는데 이제는 기본이 3파전으로 바뀌면서 1경기 18명에게 돈을 받고 있다.(비용은 올려 받고 실제 플레이타임은 줄이는...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

 

보통 대전지역의 대관료는 2시간에 12만원, 장기대관의 경우 3개월, 12회 또는 자투리 5주차 포함해서 13회에 에 100만원 부터 금액책정이 이루어진다. 즉, 8만원에서 10만원 수준까지 대관료가 떨어지며 1경기를 18명 풀로 받아 경기를 할 경우 198,000원을 벌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대관료(1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매니저 매치 진행비인 25,000원을 제외하면 한 경기에 73,000원의 비용을 버는 셈이다. 전국의 풋살구장에서 플랩이 하루에 몇경기가 열리는지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하루 100경기가 열린다고 가정하면 1일에 730만원의 수입, 1개월이면 약 2억 2천만원의 수입이 생기는 셈이다.

취소 보상금 및 장비 등의 감가상각을 계산하더라도 꽤 많은 돈을 버는 셈인데 나는 이 돈을 매치 매니저들에게 투자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 투자라는게 매치 진행비만 올리는게 아니라 다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플랩에서는 여름엔 반팔티, 겨울엔 점퍼 등을 회사와 매니저 반반 부담으로 대량구매해서 보내주거나 했는데 이제는 그런 소소한 재미가 없어졌다. 나도 매치 뛸 때 몇년전에 받은 점퍼와 반팔티 두개로 버티고 있다. 물론 플랩에서 매치 진행 시 복장을 제한하지는 않고 있지만 나름 매니저 일을 오래 했고 전문성 있게 보이기 위해 플랩 로고가 들어간 양말 또는 옷을 입고 나갔는데 아마 플랩에서 원가절감, 비용절감 등의 목적으로 그만두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중이다.

 

둘째. 수익다각화를 해야 한다.

지금 플랩의 수입은 오롯이 매치 진행비에 편중되어 있다. 나는 예전 플랩의 강동규 대표님을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많은 제안을 드렸다. 아마 18인 매치 형태도 그때 제안드린것으로 알고 있는데 잘 적용되서 지금 플랩의 수익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다. 또한, 그 당시에 여러가지 수익 다각화 관련된 제안을 드렸다. 플랩은 남녀노소, 그리고 게임처럼 가벼운 풋살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수익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해당 부분이 잘 반영되어 향후 여유자금이 생긴 플랩에서 이를 고객과 매니저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플랩은 코로나 시절, 정말 힘들게 버티고 버텨서 살아남았다. 당시 집합금지 등으로 축구 또는 풋살과 같은 단체운동이 금지가 되며 겉으로 트레이닝의 탈을 쓴 매치를 한다거나 레슨 클래스, 풋살을 응용한 피트니스 활동 등을 하며 겨우 명맥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코로나와 같은 집단 감염병 사태나 이에 준하는 대외적인 이슈는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플랩에서 수익다각화를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매치가 중단될 경우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종의 획일화는 멸망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마치 현대의 바나나 처럼 말이다.

 

부디 플랩에서 수익다각화, 매니저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양질의 소셜풋살을 오랫동안 제공해주길 바란다. 내가 플랩을 통해 즐겁게 풋살을 해온 것처럼 많은 아직 사람들이 플랩풋볼과 같은 서비스를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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