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이슈

인사담당자가 보는 동덕여대 시위 사태

by 슈팀장 2024. 11. 21.
반응형

동덕여대 시위 사태가 날이 갈 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

 


남녀공학 전환반대라는 명분도 관련자들의 인터뷰가 나오며 서서히 약해져 가고 있고 재학생 중에서도 시위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SNS 채널의 댓글을 보다보면 인사담당자의 시각에서 재미있는 의견을 여럿 볼 수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동덕여대 졸업생, 졸업예정자, 취업준비생이 불쌍하다는 말이다.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할까? 오늘은 인사담당자의 시각에서 관련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한다.

1. 동덕여대 사태, 왜 발생했나?

동덕여대 사태는 2024년 11월 7일,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소식에 일부 재학생들을 중심으로(총학생회의 입장문이 기폭제가 되었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시위다.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며 근조화환을 보내고 래커칠을 하였으며 취업박람회장을 점거하며 본격적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학교측에서는 학교 전체를 공학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아니라 남학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 된 일부 학과의 남학생 입학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여론수렴을 하기 전의 과정을 밟았을 뿐인데 시위단체는 이미 이 사안이 통과되어 결정을 통보받은 것 처럼 격렬하게 반응했다는 것이다.


2. 피해규모는?

동덕여대가  발표한 피해금액 추산치는 약 24 ~ 54억 원으로 발표했다. 보수업체의 추정금액이 반영된 수치인데 이 중 상당 금액은 아마 신설된 건물인 디자인허브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를 제외하더라도 취업 박람회 관련금액만 3억이 넘으니 이미 학생 개개인이 모금해서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의 피해보상액이 아니다.

 

시위로 인한 학교의 추정 손해액


학교측에서는 폭력사태로 인한 피해 보상에 대해서 선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고 서울시 또한 관련 예산지원이 없을것이라는 입장이다.

반응형

 


3. 더 큰 피해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위는 언젠가 끝날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아마 그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게 바로 동덕여대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고 그 인식은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예비 사회초년생인 졸업생, 졸업예정자 등의 취업준비 중인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었다.

 

최근 불경기가 가속화 되면서 안그래도 좁아진 취업시장에서 동덕여대의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지게 되어 앞으로 취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 과연 어떨까?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충분이 그럴 수 있다.'는 답을 드리고 싶다.

 

왜 그럴까?

 

사실 고용평등법 제7조, 모집과 채용에서는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할 때 남녀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고용정책 기본법 제7조에서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학력, 출신학교, 혼인ㆍ임신 또는 병력(病歷) 등(이하 “성별등”이라 한다)을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였기 때문에 얼핏 학교로 인하여 고용시장에서 차별을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대다수 기업의 채용 메커니즘을 알게 된다면 실제 적용되기 어려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만약 실제 채용에서 모든 학교를 평등하게 고려한다면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기업에서도 지방사립대학교와 서울대학교의 서류 합격률이 동일해야 할 것이다. 이는 기업의 인사권이 사용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기업에서는 사회초년생에게 성실성을 요구한다. 이는 출신대학(고등학교 시절의 성실성), 토익성적 및 학점(재학시절 성실성) 등을 보는 이유기도 하다.

그밖에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항목은 무엇이 있을까? 많은 답이 있고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10여년간 인사업무를 해온 내 관점에서는 탁월하거나 톡특한 인재보다는 모난 곳 없고 조직생활에 잘 순응할 것 같은 인재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바로 회사에서 신입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에 신입사원이 입사하게 된다면 바로 일을 시키지 않는다. 입사 후 신입사원은 사회의 물을 빼고 조직화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게 연수원 생활일 수도 있고 직장 내 멘토링 제도, 온보딩 과정을 운영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사회적인 이슈가 있는 학교의 학생들을 뽑는다? 그럴 확률은 매우 낮다. 만약 그런 이슈가 있음에도 그 학교 출신을 뽑게 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인사팀, 면접참여인원들이 지게 될 것이다. 입사 후에 사고를 치더라도 'ㅇㅇ학교 출신 뽑자고 올린게 누구냐'는 책임성 발언을 듣게 될 텐데 과연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고 해도 그런 리스크를 지고 해당학교 출신을 뽑자고 강력하게 의견을 제시할 담당자나 면접관이 있을까?

그렇다면 법에서 금지된 채용에서의 차별이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는 인사담당자 선에서 필터링 될 가능성이 높다. 인사/채용담당자는 누군가를 합격시킬 권한이 없다. 최종 결정은 결국 면접관들이 하게 되고 특히, 기업오너나 경영진의 힘이 강력한 회사에서는 결국 대표이사의 결정으로도 채용이 뒤짚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는 합격시킬 권한이 없지만 지원자가 다음 전형으로 올라가는 것을 방해할 힘 정도는 갖고 있다. 고의적으로 일부 후보자의 이력서를 누락시킨다거나, 합격자임에도 채용시스템으로 불합격 통지를 보내는 식으로 말이다. 개인적인 감정이 없더라고 이는 충분히 일어 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괜히 이슈가 있는 지원자를 면접대상으로 올렸다가 이 친구 누가 면접까지 올렸냐라고 핀잔받을 바에는 아예 누락시켜야 본인도 뒷탈이 없기 때문이다.

 

4.  마치며

시위대들이나 동덕여대생 입장에서 '우리는 취업에 관심이 없다, 소멸할 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등의 이야기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녀공학에 관계없이 본인의 진로에 고민이 많고 취업을 준비하거나,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은 현재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어서 빨리 이 사태가 마무리 되고 동덕여대가 정상화 되실 진심으로 바래본다.

반응형

댓글